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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사진작가 방영문 개인전 <凝視, 空의 感覺> -온라인 도슨트 #6


Contemplative Contemplation - the sense of suññata


<잠김 Immersion #1>, <잠김 Immersion #2>

2021 Inkjet print (printed 2021), 24 x 36 inch




<잠김 Immersion>은 4장의 사진으로 구성되는 연작

저는 이것을 '몰입의 장(The chapter of immersion (anupassati / anupassana))'이라고 적었습니다. '몰입'이라는 말로 묶이는 4장의 사진은 각각 '잠김'이라는 표현으로 표제를 붙였습니다. <잠김 immersion>은 변화와 변화 사이의 변화를 포착하고 표현해

시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 작업으로 공(空)의 감각(感覺)적 생각을 시각화한 작업입니다.

빠알리어 anupassati(아누빳사띠)는 ~을 따라 - 응시한다는 의미가 되며, 이에 대한 명사형으로 anupassana(아누빠사나)라는 표현을 씁니다. 저는 이러한 표현들을 ‘어떠한 개념화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고립적 혹은 분리의 특징을 갖는 언어의 추상적 특징에 의지하기보다 이완된 몰입을 통해 가능한한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빠알리어 표현을 덧붙인 것은, 일반적인 명상 문화에서 많이 쓰이는 사띠(sati - 알아차림 등으로 번역)보다 ‘상황을 따라가며 바라 본다’는 번역이 가능한 ‘아누빠사나’가 이 작업에 더 적합한 표현이라 생각되어 ‘사띠’보다는 ‘아누빳 사띠’ 혹은 ‘아누빠사나’라는 표현을 선택했다는 점을 조금 더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Yatonidānaṁ, bhikkhu, purisaṁ papañcasaññāsaṅkhā samudācaranti (a person is beset by concepts of identity that emerge from the proliferation of perceptions) (허상(虛像, 戱論)과 개념[想]과 정의(定意)가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 이중표 번역 참조) <맛지마 니까야>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응시, 공의 감각> 구성 전체를 아우르는, 그 바탕이 되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러한 메시지는 잘못하면 먼 옛날 소위 인도 브라만 사제들의 불이론적 합일 지향이나, 고대 사문 중 한 사람이었던 '웃다까 라마뿟따'의 '비유상비무상' 같은 방향으로 치닫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몰입'을 생각할 때 많이 쓰는 신내림이나 무아지경 같은 말들을 몹시도 왜곡해 사용하고, 그러한 행위들이 발현될 때 거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기에 더 그러합니다.

의식은 그것을 일으키는 무관계한 여건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신비롭다


저는 감각에 바탕을 두는 우리 '인식'은 그러한 '인식작용' 같은 것과는 관계 없는 어떤 장(field) 혹은 네트워크적 연결상태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마치 다양한 부속들과 장치들을 연결해 놓으면 하나의 하드웨어처럼 작동하는 컴퓨터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사용자 환경을 구축해주는, 터미널(terminal)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중간자 역할을, 이것은 또한 점차 사용자 친화적으로 UI를 구축하고 그 UI는 UX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구성요소들은 해체하면 서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하드웨어라기보다는 라이브웨어(live-ware) 같은 우리 자신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이분화되지 않아 설계와 기획이 있는 이러한 시스템과는 많이 다르지만 동작하는 모습을 비유하자면 그런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정하지 않은, 한번 지나가면 반복되지 않는 흐름의 순간순간을 담아 시각화 한 것이 바로 우리 의식의 발생이 항상 매우 임의적으로 일어나나 동시에 기존 환경과 더불어 상호작용하며 어느 정도 이상의 일관성을 갖게 되는 이 기묘한 현상을 매일 경험한다는 것은 사실 나에게 일어나는 수많은 경험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것 하나입니다. 나 자신의 의식과 거리를 두어보는 시도는 바로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나의 하루하루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매우 새롭게 내 안에 새겨줍니다.


안정된 상태인 듯 보여도 새로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들이 일어난다. 이러한 표현과 해석은 앞서 <心 human mind>에서 <잠김 immersion>으로 연결된다. 
생물은 세상을 더듬고 생물인 우리 자신은 그렇게 자신을 다시 설계한다.
자신을 다시 설계할 재인식은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가? 
나는 붓다에게 묻기로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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