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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사진작가 방영문 개인전 <凝視, 空의 感覺> -온라인 도슨트 #2


凝視, 空의 感覺

Contemplative Contemplation - the sense of suññata


<心 Human Mind #1>, <心 Human Mind #2>

2021 Inkjet print (printed 2022), 20 x 30 inch



작가노트:


마음의 복잡성 문제와 한계요소 문제가 '수조'라는 사물을 통해 표현된다.

그리고 그 마음의 문제들은 수조 안에 담긴 내용물을 통해 표현된다.

나는 이러한 문제들을 수조 안에 약간의 먹물을 풀어

그것이 풀리고 흔들리는 과정과 빛을 다양한 방향으로 사용하여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것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생물은 세상을 더듬는다


적어도 우리가 '현실'이라는 범주 이내에서 '인식가능한' 존재론적 대상을 통해 우주의 지적설계를 말하는 것은 오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간섭은 인식불가영역으로부터의 유입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다 혹은 불가능하다, 있다 혹은 없다라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입니다.

그에 반에 생물이 세상을 더듬으며 매우 비효율적인 방식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설계를 변경해 왔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은 수가 많아도 '유사하게 동작'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생물은 기본적인 '분류'는 가능해도 기계적 의미에서 유사동작을 하지 않습니다. 기능적 혹은 디자인적 유사성은 알고보면 그것을 결정한 환경적 요인이 있습니다.

생체기계 안에 영혼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요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스스로를 설계하여 특정한 분류 안에서도 개체적이고 독자적인 것이 생물입니다. 전자 즉, 하드웨어 안에 부여된 소프트웨어라는 구조는 우리가 흔히 세상을 바라볼 때 범하는 오류입니다.

자연은 유용한 정보와 노이즈를 양분하지 않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양분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접근이 '공(空)의 감각(感覺)'적 접근입니다.

마음은 생존을 위한 몸의 불수의적 활동에서 비롯된다

2021년 어느 날, 저는 퍼져나가고 그것이 자리를 잡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각종 지적 능력들이 이해를 전제하지 않은 기능들을 바탕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다른 모든 감정적 해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은 우리 몸의 화학적, 구조적 관계 안에서 매우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일어나는 반응들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인식입니다. 마음이 생존을 위한 몸의 불수의적 활동에 대한 재인식과 재창출의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분명 우리에게 생생하게 인식되는 현실입니다. '감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인식'한다는 것은 단순한 반응에서 새로운 층위를 일으키는 우리 자신의 새로운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을 영혼이 깃든 매커니즘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정신과 육체 같은 구조적 해석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용한 정보와 노이즈의 경계를 허물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양분하지 않는 관점입니다. 애초에 정보와 노이즈를 나누는 것은 우리의 문화적 관점이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나누는 것은 우리의 효율화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일으키고, 감각하며, 해석하고 또한 반응한다

우리가 다양한 층위의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며 괴로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전적 지능의 특징은 후회를 만들고 미래를 걱정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감정'으로 경험되는 현상을 만드는 화학 반응은 분명히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것은 뜨거운 물에 커피믹스를 녹여 마시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물에 녹아 든 커피믹스를 맛으로 감각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경험을 통한 수많은 반응을 일으킵니다. 인간의 내/외부 요인에 대한 각종 반응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real' is simply electrical signals interpreted by your brain." - Morpheus, The Matrix”

과연 그럴까요? 정작 모피어스(Morpheus) 자신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마지막까지 매트릭스와 바깥 세계의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네오, The One 에 의한 단일한 일회적 구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 또한 잘못된 이해였습니다. 모피어스는 당당하게 빨간약과 파란약을 내밀며 선택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현실은 간단하게 뇌에서 해석하는 전기자극이 아닙니다. 현실은 우리가 세상과 교섭하는 다채롭고 복잡한 상호작용의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는 뇌의 어떠한 기능이 어떠한 인식을 일으키고, 어떠한 화학 물질들이 우리 안에서 어떠한 감정과 감각을 일으키는지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각과 감정들이 20세기 중반 심리학자들이 보았던 것 같은 자극과 반응 체계 같은 기계적인 모습인가요?

분자들의 움직임이고, 전기 신호들에 불과한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감각하고,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기뻐하고, 만족하거나 실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식들이 우리 자신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차를 한 잔 마시는 것,

그 온기를 느끼고 하루를 생각하는 것,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

분노하고, 용서하는 것.

내가 느끼고, 느끼는 것들을 관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관조에서 한걸음을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생사즉열반(生死卽涅槃)'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

아는 자에게는 삶과 죽음이 곧 열반이며

번뇌한다는 것이 곧 깨달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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