凝視, 空의 感覺
Contemplative Contemplation - the sense of empt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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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11. - 02. 01.
@ 갤러리 시소 CISO (경기도 구리시 한다리길 76, 3층)
“이 사진연작의 바탕이 되는 생각은 세상과 내가 서로를 알아가는 역동적 상호작용의 장(場, field)인 나의 몸을 통해 시도하는 열반(涅槃)의 역설계(逆設計, Reverse Engineering)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이 세상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알게 된다는 것은
한길 몸 안에서 나의 의식이 일어난다는 신비로운 사실에서 시작됩니다.
한계의 인식은 나의 독자적 개체성을 알게 해주며
열린 가능성은 그 개체성의 모호함을 드러냅니다.
나 자신이 다채로운 운동성의 결과에서 비롯되는 복합체임을
감각하고 인식하며 또한 체험하는 순간들을 시각화 한 것이
저의 사진연작 <응시, 공의 감각>입니다.
이 사진연작의 바탕이 되는 생각은 세상과 내가 서로를 알아가는 역동적 상호작용의 장(場, field)인
나의 몸을 통해 시도하는 열반(涅槃)의 역설계(逆設計 Reverse Engineering)에서 비롯됩니다.
저의 고민과 체험을 나누고,
그것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각화하여 메시지로 전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많은 분들께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저의 작지만 소중한 확신에서 비롯됩니다.
2023년의 첫 개인전을 열며
사진작가 방영문
전시개요
사진 14점 x VIDEO ARTS x SOUND ARTS
전시구성
마음(human mind) 3점
수면(surface of water) 1점
불수의적 반응(involuntary reaction) 1점
수평선(Horizon) A&B 2점
몰입(anupassanā: immersive thinking) 4점
응시(Contemplative Contemplation) 3점
작가노트
2017년, 카스피해 인근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고부스탄 암각화 유적지에서 카스피해를 향해 펼쳐진 완만한 경사로 펼쳐지는 라임스톤(lime stone) 암석지대를 바라보던 날, 나는 내가 아는 것과 실상이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문득 느끼게 되었다. 암각화에 새겨진 각종 제례(祭禮)의 기록과 샤먼(shaman)의 모습, 물을 건너고 짐승을 사냥했던 일들을 바위에 새긴 기록들은 언어와 문자로, 암송과 경전으로, 오늘날에는 디지털로 기록되는 사진과 동영상 심지어는 가상현실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정보의 밀도가 높아지고 더 정교한 전달 방법이 생겨나도 자신의 인식이라는 상자의 크기 딱 그만큼만 세상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우리라는 생각이 그날 이후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2천년 가까이 불교 문화의 세례를 받은 한반도이기에 인도-유럽어를 중심으로 역사언어학적 발자취를 더듬는 것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대에서 발견되는 스레드니스톡 문화(The Sredny Stog culture)는 ‘쿠르간 가설’을 통해 인도-유럽어 발생의 중요한 문화로 자리매김하였고, 신타슈타 문화(The Sintashta culture)는 오늘날 힌두교라 불리우는 거대한 문화의 뿌리와 다름 없다. 인류의 문화 안에서 신비화된 각종 표현들은 본래 맥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독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차의 바퀴를 부르던 말은 각종 명상가들의 신비주의 표현 중심에 자리를 잡았고, 인도-아리안 유목민 사제가 제사를 집도하는 행위를 가리키던 카르마(業)는 인도 북서부에서 오용되어 슈라마나(沙門) 운동을 일으켰다. 이 오용이 오늘날 세계 종교인 불교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상을 알게되면 자유의 지평이 열린다. 그런 생각을 통해, 나는 알게되는 사실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내 생각의 인상들을 하나하나 시각화하기 시작했다. ‘찰나(刹那)’와 ‘오만가지 생각’에서 시작된 이러한 작업은 이제 내 개인적 체험의 영역과 다른 감각적 느낌들에 대한 시각적 표현을 시도하도록 만들고 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건강을 핑계삼지 말라는 수행자들의 격언처럼, 오용에서 비롯된 종교적 개념 해체에서 알게되는 사실들을 통해 얻어지는 자유를 자기 만족을 향한 기회로만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결국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윤리란 상벌이라는 기대와 두려움이 없이도 가능해야 함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생각들을 담아 사진을 통해 시각화를 시도하고,
수많은 순간들 마음 속에 가졌던 생각들을 또한 느낌들을
공간에 걸리는 사진들을 통해 나누어보고자 한다.
(복합문화공간 시소 - 경기도 구리시 한다리길 76 / 3층 갤러리 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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